여행을 왜 가는가?
그 이유는 사람마다 또 시기마다 다들 다르겠지...
내가 교토를 다시 찾은 이유는... 바로.. '도후쿠지-東福社' 동복사의 가을을 보기 위해서였다..
중국에서 가져왔다는 수천그루의 단풍나무가 보고 싶어서였다... 근데.. 일본은 단풍이 상당히 늦네...담에 다시 와야지...
고묘젠인을 나와서 조금만 움직이면 도후쿠지의 삼문이 보이는 입구를 만나게된다.
삼문(三門)은 말 그대로 세가지 문이라는 의미인데.. 일본어로는 산몬이라고 읽으면 된다..(은근 비슷한 발음이 상당히 많아)
이 산몬은 공문(空門), 무상문(無相門), 무작문(無作門)이라는 해탈의 3가지 방법을 의미하는데 선종에서 중요시 여겨진다고..
대부분의 큰 절에는 이 산몬이 다 존재하는데 메이지 이전의 일본은 선종과 칼의 나라라고 해도 될 듯한 느낌이다.
산몬 뒤켠에는 본당이 있는데 천장에 그려진 용그림이 굉장히 화려하다..하지만 너무 어두워서 사진으로 담기는 조금 애매...
남의 나라 문화재인데 함부로 플래시 터뜨리면서까지 사진 욕심을 내고 싶진 않았다..근데 지금은 좀 아쉽네 ㅎㅎ
산몬 이외에 또 유명한 시설이라면 도수-東司 를 들 수 있지 않을까.. 도수는 절에 있는 뒷간..즉 화장실을 의미하는데
어쩐 이유인지 이 도후쿠지의 도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는 사실... 건물의 길이도 무려 30m~!!
잘 기억은 안나는데.. 이 도수가 워낙 크다보니 인근 지역의 농가에 퇴비도 보급했다는 설명을 본 기억이..가물가물..
산몬, 본당, 도수 그 밖의 다른 시설들은 모두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.
아직도 법회가 열리는 절이니까 자주 드나드는 신자들에게 매번 입장료를 받을 수는 없을테니까 말이지..
하지만 내가 정말 보고 싶어했던 단풍나무들과 가레산스이-枯山水 정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.
산몬에서 본당을 지나쳐 조금 더 가면 사찰을 가로지르는 계곡을 건너는 쓰텐바시-通天橋 가 있는데 여기부터 유료입장~!
계곡 아래서 바라본 쓰텐바시의 모습
쓰텐바시가 가로지르는 계곡에는 수천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있다.. 녹음이 짙어(?) 푸르른 지금도 이 정도의 장관인데
이 아이들이 모두 붉게 단풍지면 어떨런지.. 생각만으로도 온 몸이 부르르 떨리는 기분이다..아~~ 아쉬워 죽을 거 같아...;;
10월 말이면 단풍 축제를 할 줄 알았는데... 11월 초라니... 몇 주만 늦게 왔었어도... 이런 마음을 도저히 감출 길이 없었다~!
그런데.. 두둥~~ 가레산스이 정원으로 가는 길에 홀로 외로이 이른 가을 맞이를 해준 단풍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..
너 하나로 인해 행복했단다... 고마워~
살짝 언덕을 올라 내부로 더 깊숙이 들어가면 가레산스이 정원이 보인다.
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왼 편의 큰 나무가 이 정원의 메인 이벤트를 살짝 가려두는 역할을 맡아서 제 몫을 하고 있다.
몇 군데 정원을 돌아보면서 느낀건데 정원을 즐기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는 것 같다.
첫번재 방법은 좋은 자리에 앉아서 한 눈에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고 (고묘젠인의 액자정원 같은 거)
다른 하나는 거닐면서 나타나는 정원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즐기는 방법이다.
규모가 작은 정원이라면 첫번째 방법에 치중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두번째 경우에 치중할 듯한데 이 가레산스이 정원은
의도적으로 나무를 배치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.
모래 위에 한 줄 한 줄 그어놓은 선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기 좋은 장소에서 한 컷 ㅋㅋ
이번엔 일정이 빠듯하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바쁜 걸음을 재촉해야 했지만
언젠가 하루종일 이 곳에서 단풍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많은 생각을 하고 돌아가게 되길 바란다..
이 사진도 붉게 물든 단풍 사진으로 다시 담고 싶다
정원을 가득 덮은 별 모양의 이끼
PS. 도후쿠지의 단풍을 보고 싶은데 굳이 입장료를 내고 싶지 않다면~~ 좋은 방법이 있어요~~
정문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버스를 타러 나가는 길에 츠텐바시처럼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있답니다..ㅋㅋ
안전을 위해서인지 철조망이랑 그런게 좀 있기는 하지만 단풍나무 사이에 드리워진 츠텐바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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